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박복한 여자’라 불리는 동백의 이야기로 시작해 ‘대단한 여자’라 불리는 동백의 이야기로 끝난다. 만만한 사람, 함부로 대해도 괜찮은 사람이었던 그녀는 어떻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 된 걸까?
‘나는 남이 불편할까 봐 나를 낮췄고, 붙어보기도 전에 도망치는 게 편했다. 근데 이젠 그냥 하찮아지느니 불편한 사람이 돼 보기로 했다.’
불편해질지언정 하찮아지지는 않겠다고 각성한 덕분이다. ‘나만 참으면 해결될 거야’라며 도망치는 사람에게 비상구는 없다. 그 길 끝에는 ‘나만 참았더니 화병났다’라는 쓰디쓴 결말만 있을 뿐이다.
미국의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은 “나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나의 적이 된다”라고 말했다. 내가 내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를 하찮게 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에게 다정하고 친절해야 한다. 자신에게 더 자비로워지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신에게 해줘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스스로에게 너그럽고 관대해져도 우리는 여전히 자신을 나무랄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거나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며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나를 계속해서 알아봐 주고 잘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받아들여 줘도 된다.
그리고 나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사람의 접근을 단호히 거부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를 좀 더 표현해도 된다. 내가 나를 존중하는데 남이 나를 하찮게 여긴다면 건강하고 온건한 방법으로 감정을 드러내도 좋다. 하찮아지느니 불편해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 되자. 그래야 삶의 무게가 줄어든다.
이 책 《하찮아지느니 불편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는 1부 ‘그때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에서 다른 사람의 입장만 생각해 주느라 제대로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한 사이다 같은 표현법을 알려준다. 2부 ‘하찮아지느니 불편한 사람이 되는 게 낫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나에게 유해한 사람을 품어주는 대신 나에게 더 친절할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3부 ‘만만한 호구로 남지 않기로 했다’는 우리의 자존감을 훔쳐가려는 개매너 인간들에게 받은 만큼 돌려주는 방법을 들려준다. 그리고 4장 ‘저기요, 선 넘지 마세요’에서는 나만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침범하려는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거절하고 적당한 거리를 알려주는 기술을 함께 고민한다.